
학교폭력 피해를 신고했는데 며칠 뒤 상대방이 우리 아이도 가해자라며 맞신고를 하는 일은 실무에서 매우 흔하며, 이 순간부터 사건은 피해 사안이 아니라 양측 모두 조사받는 쌍방 사안으로 바뀝니다. 맞신고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시간 순서와 행위의 경중을 객관적인 증거로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고, 아이가 한 행동이 방어나 소극적 저항이었다는 점을 심의위원회가 납득할 수 있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맞신고가 들어왔을 때 학폭피해자변호사가 실제로 어떤 순서로 대응하는지, 그리고 지속적인 폭언 피해자가 밀친 행위 하나로 맞신고를 당했던 실제 유형의 사례를 통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정리했습니다.
학교폭력 신고서를 내고 이제 아이를 보호할 수 있겠다고 안도하던 부모님이 일주일 뒤 학교에서 전화를 받습니다. 상대 학생 측이 우리 아이를 가해자로 신고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 아이가 참다못해 한 번 소리를 질렀거나, 밀쳤거나, 단체 채팅방에서 욕설로 되받아친 장면이 그 근거입니다. 이때 부모님 대부분이 "그럼 우리 애도 처분을 받는 거냐"며 크게 흔들리시는데, 저는 이 상황을 수도 없이 봐왔기 때문에 먼저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맞신고는 상대방이 불리하다고 느낄 때 나오는 가장 흔한 반응이고, 대응만 제대로 하면 오히려 상대방의 가해 사실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됩니다.
맞신고가 들어오면 절차가 어떻게 바뀌나요?
학교폭력예방법은 신고된 사안마다 조사를 진행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맞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와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은 우리 아이를 피해 학생이자 동시에 관련 학생으로 조사하게 됩니다. 두 사안은 대개 하나로 묶여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함께 심의되고, 위원회는 양측의 행위를 각각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판단한 뒤 조치를 결정합니다. 여기서 부모님들이 가장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쌍방으로 심의된다고 해서 양쪽에 비슷한 조치가 내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심의위원회는 행위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를 기준으로 각 학생을 따로 평가하고, 한쪽은 조치 없음으로 끝나고 다른 쪽만 학급교체나 전학 조치를 받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다만 절차가 바뀌는 만큼 조심해야 할 것도 늘어납니다. 우리 아이가 이제 진술을 받는 입장이 되기 때문에, 조사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그래서 제가 한 대 쳤어요"라고 말해버리면 그 문장이 그대로 조사보고서에 실립니다. 상대방이 6개월 동안 괴롭힌 맥락은 빠지고 우리 아이의 행위만 남는 것입니다. 그래서 맞신고가 들어온 시점부터는 아이의 모든 진술을 시간 순서 안에서 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변호사는 쌍방 사안에서 무엇을 다르게 하나요?
학폭피해자변호사가 쌍방 사안을 맡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사건 전체를 하나의 시간표로 만드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첫 폭언이 언제였는지, 몇 차례 반복됐는지, 우리 아이가 어떤 시점에 어떤 반응을 했는지를 메시지 캡처, 통화 녹음, 목격 학생 진술, 상담센터 기록으로 날짜별로 배열합니다. 이렇게 정리하면 우리 아이의 행위가 선행하는 지속적 가해에 대한 반응이었다는 점이 위원들의 눈에 자연스럽게 들어옵니다. 교육부 사안처리 기준에서도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거나 막는 과정에서 나온 소극적 저항은 학교폭력으로 보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실제 심의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그다음으로 맞신고의 성격 자체를 짚습니다. 우리 아이가 신고한 날짜와 상대방이 맞신고한 날짜, 그리고 맞신고의 근거가 된 행위가 언제 있었던 일인지를 대조하면, 상대방이 이미 알고 있던 일을 우리 신고 이후에야 문제 삼았다는 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고 이후에 이루어진 대응 목적의 맞신고라는 점은 상대방의 반성 정도와 고의성 판단에 반영될 수 있는 사정이므로, 의견서에 이 시점 관계를 분명하게 적습니다. 심의 당일에는 아이가 위원 질문에 답할 때 상대방 행위와 자기 행위를 분리해서 말하도록 미리 연습하고, 동석해서 진술이 맥락 없이 잘려 나가지 않도록 살핍니다. 그리고 만약 맞신고 내용이 사실과 명백히 다르거나 상대 부모가 허위 사실을 근거로 형사고소까지 했다면, 그 부분은 별도로 무고나 명예훼손 문제로 검토합니다.
대응 단계 | 검토 내용 | 변호사 조력 |
|---|---|---|
시간표 정리 | 선행 가해와 아이 행위의 전후 관계 | 증거 날짜별 배열, 반응성 입증 |
맞신고 성격 분석 | 신고 시점과 맞신고 근거 행위의 시점 대조 | 의견서에 대응 목적 신고임을 기재 |
진술 준비 | 아이 행위의 맥락과 경중 | 조사·심의 진술 연습, 동석 |
조치 판단 요소 대응 | 심각성·지속성·고의성·반성·화해 | 요소별 양측 비교 자료 제출 |
결과 불복 | 우리 아이 조치가 부당한 경우 | 행정심판·행정소송 대리 |
실제 사례에서는 어떤 결과로 이어졌나요?
중학교 2학년 남학생 사례를 소개합니다. 의뢰인 학생은 같은 반 학생에게 한 학기 내내 외모 비하와 욕설을 들었고, 단체 채팅방에서 놀림감이 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참다못한 학생이 어느 날 복도에서 상대 학생의 어깨를 밀쳤고, 부모님이 그날 저녁 폭언 피해로 학교에 신고했습니다. 닷새 뒤 상대 학생 측이 밀친 행위를 근거로 폭행 맞신고를 했고, 학교에서는 쌍방 사안이라며 양측 모두 조사가 필요하다고 안내했습니다. 부모님은 아이가 처분을 받을까 봐 신고를 취하해야 하는지까지 고민하며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저는 먼저 한 학기 분량의 단체 채팅방 기록을 날짜별로 정리해 상대 학생의 폭언이 열 차례 넘게 반복됐다는 점을 표로 만들었고, 학생이 다니던 상담센터의 기록으로 피해가 누적된 시기를 확인했습니다. 밀친 행위는 반복된 폭언 직후 단 한 차례 있었던 일이고, 상대 학생에게 상해가 없었으며, 사건 직후 학생이 먼저 사과했다는 목격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여기에 상대 측 맞신고가 우리 신고 이후에야 접수됐다는 시점 관계를 의견서에 담아 제출했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상대 학생에게 접촉금지와 학급교체 조치를 내렸고, 의뢰인 학생의 밀친 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폭언에 대한 일회적 반응으로 보아 조치 없음으로 결정했습니다. 학생은 학급이 분리된 뒤 등교를 재개했습니다.
이 사례가 특별히 운이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쌍방 사안에서 심의위원회가 보는 것은 결국 누가 먼저, 얼마나 오래, 어떤 의도로 그랬는지이고, 그 답이 증거 안에 정리돼 있으면 결과는 따라옵니다. 학폭피해자변호사의 역할은 피해 학생이 맞신고 앞에서 스스로를 가해자처럼 느끼며 위축되지 않도록, 사건의 순서를 있는 그대로 위원회 앞에 세워두는 일입니다. 저희 사무소는 이런 쌍방 사안에서 피해 학생이 조치 없음으로 정리되고 상대 학생에게 실질적인 조치가 내려진 사례를 여러 건 쌓아왔습니다. 맞신고 통보를 받고 막막하시다면, 신고를 취하하기 전에 학폭피해자변호사와 먼저 사건의 시간표부터 함께 그려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