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사자가 동의한 상태에서 촬영했더라도 영상 속 인물이 아동·청소년이라면 그 영상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착취물에 해당하고, 제작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배포와 제공은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성인 대상 사건보다 훨씬 무겁게 다루어집니다. 받아서 저장하거나 보기만 한 사람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대상이라 단체 채팅방을 통해 사건이 순식간에 확대되며, 영상 속 청소년 본인은 가해자가 아니라 보호 대상인 피해자로 취급됩니다. 이 글에서는 피해 학생 측이 유포를 멈추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과, 가해 학생 측이 형사재판이 아닌 소년보호처분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을 절차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이 사건의 상담은 두 가지 전화로 시작됩니다. 하나는 "우리 아이 영상이 학교에 돌고 있다"는 전화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가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왔는데 성착취물 제작이라고 한다"는 전화입니다. 뒤쪽 전화를 주신 부모님은 거의 예외 없이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사귀던 사이였고 둘 다 동의해서 찍은 것이고 아이도 미성년자인데 어떻게 그런 무거운 죄명이 붙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그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냉정하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이 보는 것은 촬영 당시의 합의가 아니라 영상 속 인물이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 하나입니다.
동의하에 찍은 영상인데 왜 성착취물이 되나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 등장해 성적 행위를 하는 영상물을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정의합니다. 여기에는 촬영 당시 동의가 있었는지, 연인 사이였는지, 촬영한 사람 역시 미성년자인지를 따지는 요건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학교 학생끼리 서로 좋아서 찍은 영상이라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성착취물 제작에 해당할 수 있고, 제11조는 제작에 대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 아예 없습니다. 이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배포하거나 제공하거나 전시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징역이고, 영리를 목적으로 판매했다면 5년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부모님들이 가장 놀라시는 대목은 그다음입니다. 만들지도 퍼뜨리지도 않고 받아서 가지고 있거나 보기만 한 사람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대상입니다. 그래서 청소년 디지털성범죄 사건은 유포자 한 명으로 끝나는 법이 거의 없습니다. 단체 채팅방에 한 번 올라간 영상은 몇 시간 안에 수십 명에게 퍼지고, 수사는 처음 올린 학생에서 시작해 전달한 학생, 저장한 학생, 방에 있었던 학생 순으로 확대됩니다. "나는 받기만 했다"는 말이 방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영상 속에 등장한 청소년 본인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법은 성착취물의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을 피해자로 보고 보호 대상으로 다룹니다. 아이가 자기도 처벌받을까 봐 부모님께 말하지 못하고 혼자 앓고 있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이 점을 먼저 분명히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피해 학생 부모님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가장 급한 것은 확산을 멈추는 일입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삭제 지원을 신청하면 플랫폼별 삭제와 모니터링을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고, 미성년자 사안은 우선적으로 처리됩니다. 다만 삭제를 하기 전에 증거는 반드시 남겨두셔야 합니다. 영상이 올라온 화면, 게시 시간, 전송한 계정, 단체 채팅방의 대화 흐름과 참여자 명단을 캡처해두시고, 아이 휴대폰을 초기화하거나 대화방을 나가버리는 일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증거가 사라지면 누가 언제 어디로 보냈는지를 특정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다음은 신고와 고소입니다. 성 관련 사안은 학교장 자체해결이 불가능하므로 학교에 신고하면 반드시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 넘어가고, 교직원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알게 되면 수사기관에 신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학교가 조용히 처리하자고 제안한다면 그 제안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형사고소를 할 때는 최초 유포자만이 아니라 전달하고 저장한 학생까지 함께 특정해 고소하는 편이 실질적인 피해 회복 범위를 넓힙니다. 아이의 진술은 해바라기센터에서 영상녹화 방식으로 한 번에 받도록 준비하고, 학교에 비밀 보장을 요청해 소문이 도는 2차 피해를 막아야 합니다. 청소년 디지털성범죄 사건에서 아이가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결국 이 2차 피해를 얼마나 빨리 차단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가해 학생 측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이라면 형사처벌이 가능하고, 검찰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면 소년보호처분을 받습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은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소년보호재판을 받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아셔야 할 것은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이 따라온다는 점입니다. 아이의 20대 전체가 달라지는 문제이므로, 형사재판이 아닌 소년보호처분으로 마무리되도록 하는 것이 대응의 목표가 됩니다.
첫 조사가 갈림길입니다. 아이는 겁에 질려 자기 역할을 실제보다 크게 말하거나, 반대로 명백한 사실을 부인해 반성이 없다고 평가받습니다. 저는 조사 전에 아이를 만나 촬영을 누가 제안했는지, 영상이 어떤 경로로 밖으로 나갔는지, 직접 올린 것인지 받아서 전달한 것인지를 정리한 뒤 동석합니다. 그다음은 확산 차단입니다. 원본과 사본을 완전히 삭제하고 전달받은 사람들에게 삭제를 요청한 기록을 남기는 일은 피해 회복에 직결되고, 처분 단계에서 가장 크게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여기에 피해 학생 측과의 합의, 성폭력 관련 상담 프로그램 이수, 보호자 감독 계획서를 준비해 검찰과 소년부에 제출합니다. 소년부 판사가 보는 것은 처벌이 아니라 이 아이가 다시 같은 일을 할 것인지이므로, 무엇을 바꿨는지가 문서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학교 절차에서도 성 사안은 전학이나 퇴학까지 검토되므로 형사절차와 함께 대응해야 합니다.
단계 | 진행 기관 | 변호사 조력 내용 |
|---|---|---|
증거 보전 | 가정 | 게시 화면·전송 경로 채증, 삭제 전 기록 확보 |
삭제 및 확산 차단 |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 삭제 지원 신청 대리, 모니터링 요청 |
학교 신고 | 학교 | 신고서 작성, 즉시분리·비밀보장 요청 |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 교육지원청 | 의견서 제출, 심의 동석 |
피해자 조사 | 해바라기센터, 경찰서 | 진술조력인 신청, 조사 동행 |
형사고소 및 수사 | 경찰서, 검찰 | 유포 경로별 관련자 특정, 조사 동석 |
소년보호재판 | 가정법원 소년부 | 피해자 의견 진술, 재발 방지 자료 제출 |
민사 손해배상 | 법원 | 위자료 산정, 부모 감독책임 청구 |
어느 쪽이든 첫 사흘이 가장 중요합니다
피해 학생 부모님이라면 가해 학생에게 직접 연락해 삭제를 요구하는 일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그 사이에 파일이 다른 기기로 옮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해 학생 부모님이라면 휴대폰 초기화나 대화 기록 삭제가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증거인멸로 평가되면 사건의 성격 자체가 달라집니다. 저희 사무소는 청소년 디지털성범죄 사안에서 피해 학생 측으로 신속한 삭제와 유포자 전원에 대한 책임 추궁을 이끌어낸 사례, 가해 학생 측으로 형사재판 없이 소년보호처분으로 마무리한 사례를 모두 쌓아왔습니다. 영상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아신 지금이 가장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시점이니, 학교에 알리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