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움이나 다툼은 대부분 어느 한쪽만의 잘못으로 시작되지 않는데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처분은 한쪽 학생에게만 내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는 심의위원회가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방어 목적이었는지', '증거가 얼마나 확보됐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며, 상대방이 먼저 신고하고 우리 아이는 맞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심의 대상 자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처분이 나왔더라도 재심 제도 대신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이라는 정해진 기간 안에 움직여야 합니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사안조사 단계부터, 늦어도 처분 통보를 받은 즉시 증거를 정리해 대응을 시작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쌍방폭행인데 왜 한쪽만 처분을 받을까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둘 다 잘못했으니 둘 다 처분'이라는 식으로 기계적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같은 다툼이라도 누가 먼저 폭행이나 욕설, 조롱을 시작했는지, 상대방의 행위는 그에 대한 방어적 대응이었는지를 먼저 가립니다. 상대 학생의 괴롭힘에 순간적으로 밀어내거나 소극적으로 저항한 정도라면 방어행위로 평가되어 처분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반면, 먼저 손을 대거나 이후 지속적으로 폭행을 가한 쪽은 가해자로 판단되기 쉽습니다. 여기에 더해 몸싸움의 지속 시간과 강도, 상해 정도, 그리고 무엇보다 카카오톡 대화,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진단서 같은 객관적 증거가 있는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둘 다 잘못했다"는 우리 아이의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잘못이 상대방에게도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어야 대등하게 다뤄질 수 있습니다.
사안조사 단계에서 이미 결과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폭력 사건은 대부분 신고에서 시작됩니다. 문제는 상대방이 먼저 우리 아이를 가해자로 신고하고, 우리 아이 쪽에서는 맞신고나 맞고소를 하지 않는 경우, 애초에 심의 대상이 우리 아이 한 명으로만 좁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상태로 사안조사가 진행되면 조사 담당 교사나 전담기구는 신고된 사안을 중심으로만 사실관계를 확인하게 되고, 상대방의 가해 정황은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채 처분이 결정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툼이 쌍방에게 원인이 있었다고 판단된다면, 처분이 확정되기 전 사안조사 단계에서부터 상대방의 선행행위나 가해 사실을 알리는 진술서와 증거를 적극적으로 제출해 우리 아이 쪽에서도 맞신고를 검토할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처분이 나왔다면,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학폭위 처분에 이의가 있으면 재심을 청구할 수 있었지만, 법 개정으로 이 재심 제도는 폐지되고 지금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서만 불복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간입니다.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이라는 제한된 기간 안에 청구해야 하고, 이 기간을 넘기면 아무리 억울한 사정이 있어도 다툴 방법이 사라집니다. 처분 통지서를 받으신 즉시 날짜를 확인하시고, 불복 여부를 검토할 시간을 넉넉히 확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억울함을 소명하려면 이렇게 준비하셔야 합니다
가장 먼저 사건 경위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먼저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면 우리 아이의 행위가 방어적이었는지, 상대방의 주장과 실제 정황이 어떻게 다른지가 명확해집니다. 여기에 카카오톡이나 문자 대화 내용, CCTV 영상 확보 요청, 함께 있었던 친구들의 진술, 병원 진단서 등 객관적 자료를 최대한 모으셔야 합니다. 심의위원회 절차에서는 서면으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출석해 진술할 권리도 있으므로, 이 기회를 활용해 상대방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구체적 증거와 함께 설명하는 것이 처분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지금 하셔야 할 일
"어차피 둘 다 잘못했으니 알아서 판단하겠지"라고 지켜보고만 계시면 불리한 쪽으로 결론이 굳어지기 쉽습니다. 사안조사 단계라면 지금 바로 증거와 진술을 정리해 제출하시고, 상대방의 책임 부분을 함께 다툴지 판단하셔야 합니다. 이미 처분 통지를 받으셨다면 90일이라는 기한을 염두에 두고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한 불복 가능성을 서둘러 검토하셔야 하고, 이 과정에서 확보해야 할 증거의 종류와 절차적 요건을 정확히 아는 것이 결과를 바꾸는 데 결정적입니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시간을 끌지 마시고 초기 단계에서부터 대응 방향을 잡으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