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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위

명예훼손으로 학폭위 신고를 당했다면

법률사무소 정로 변호사 약 4분
명예훼손으로 학폭위 신고를 당했다면

친구에 대해 한 말이 명예훼손으로 학폭위에 신고되면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냥 말 한마디인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쉽지만, 법적으로는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상당히 무거운 처벌까지 예정된 사안입니다. 사실을 말했더라도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고, 진실성과 공익 목적을 함께 인정받아야만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억울함을 풀기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명예훼손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합의하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학폭위 처분은 이 합의와 별개로 진행된다는 점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실제 발언 내용과 맥락을 정확히 확인하고 초기부터 대응 방향을 잡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명예훼손, 정확히 어떤 행위를 말하나요

학교폭력예방법은 명예훼손과 모욕을 학교폭력의 한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어, 친구를 험담하거나 소문을 퍼뜨린 일도 학폭위 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법적으로는 명예훼손과 모욕이 구분됩니다. "누구는 예전에 커닝을 했다"처럼 구체적인 사실을 언급했다면 명예훼손이고, "재수 없다", "이상한 애다"처럼 구체적 사실 없이 경멸적인 표현만 했다면 모욕에 해당합니다. 이 구분이 어떤 죄명과 형량이 적용되는지를 가르는 첫 번째 기준이 됩니다.

형사처벌은 어디까지 갈 수 있나요

형법 제307조는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카카오톡이나 SNS 등 온라인에서 이루어졌다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되어 형량이 더 무거워지는데, 사실 적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 적시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예정되어 있습니다. 구체적 사실 없이 경멸적 표현만 한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대적으로 가볍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닙니다.

"사실을 말한 건데 왜 처벌받나요"

이 부분에서 학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억울해하십니다. 우리 법은 사실을 말했더라도 그것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으로 봅니다. 다만 형법 제310조는 그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예외가 형법상 사실 적시 명예훼손(제307조 1항)에만 적용되고,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나 온라인상 정보통신망법위반, 모욕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이라는 요건도 법원이 엄격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단순히 친구들에게 사실을 알려주려는 의도였다는 주장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단둘이 있을 때 한 말인데 공연성이 인정되나요"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공연성', 즉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발언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판례는 단 한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친한 친구 한 명에게만 말했다"거나 "단둘이 있는 단톡방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공연성이 부정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합의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요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형사절차가 종료되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로, 고소를 취하하면 다시 고소할 수 없다는 점에서 조금 다릅니다. 그런데 여기서 꼭 기억하셔야 할 것은, 형사처벌 부분을 합의로 정리했다고 해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처분까지 자동으로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학폭위 처분은 학교 내 조치이고 형사처벌은 국가가 하는 별개의 절차이기 때문에, 오히려 형사 절차에서 사실관계가 정리된 내용이 학폭위 심의에 증거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합의했으니 학폭위도 잘 끝나겠지"라고 안심하지 마시고 두 절차를 각각 챙기셔야 합니다.

촉법소년과 범죄소년,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형사처벌 대신 소년부 보호처분 대상이 되고, 만 14세 이상은 형사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입니다. 다만 명예훼손이나 모욕 사건은 폭행이나 상해 사건에 비해 소년부 송치보다는 학폭위 처분 선에서 정리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지만, 반복적이거나 허위사실이 심각한 경우라면 형사절차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안이하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학폭위에서 억울함을 다투는 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로 어떤 말을 했는지, 그 말이 오간 전체 맥락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입니다. 대화의 일부만 캡처되어 왜곡된 상태로 신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대화방 전체 맥락과 앞뒤 정황을 함께 정리해 제출하셔야 합니다. 발언이 구체적 사실 적시였는지 단순한 경멸적 표현이었는지를 구분해 명예훼손과 모욕 중 어느 쪽으로 다뤄지는 것이 맞는지도 짚어야 하고, 만약 진실한 사실을 공익적 목적으로 말한 것이라면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준비해 심의위원회에 출석해 직접 진술하시는 것이 처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금 부모님이 하셔야 할 일

신고 사실을 접하면 우선 문제가 된 대화나 게시물의 전체 내용을 캡처해 맥락을 확인하시고, 발언이 나오게 된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셔야 합니다. 상대방과의 합의를 검토하시더라도 그것이 학폭위 절차를 자동으로 종결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형사 합의와 학폭위 대응을 함께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안일수록 초기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와 함께 발언의 성격과 대응 방향을 정리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본 칼럼 작성

박상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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